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며 원화의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4일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540원 선을 넘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고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이 고점을 넘본다. 시장은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고강도 변동을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외환당국의 대응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6원 오른 1530.0원으로 마감했으나 야간 거래 단에서는 1540원 돌파가 확인됐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제반 리스크 확대, 미국의 추가 관세 우려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현물뿐 아니라 주간 장에서도 1540원 근처까지 오르는 흐름이 관찰됐고 시장의 심리는 고환율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으로 촉발됐다.이 과정에서 외환 보유액의 감소도 함께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을 발표한 가운데 달러를 긴급 투입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한 결과 보유액은 8억 달러 정도 줄었다. 이는 달러 매입과 스와프 계좌 운용, 구두개입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액의 감소는 달러 공급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원화 가치 방어의 한계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또한 외인 매도의 기조가 길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키웠다. 5일에도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이어지자 환율은 1529원대에서 출발했지만 장중 1540원대 돌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1500원대의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진 지금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는 만큼 당국의 추가 대책과 국제 금융시장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전문가들은 구두개입의 효과가 단기간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글로벌 금리 환경의 변화와 원자재 가격의 급등 요인들이 상쇄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의 고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정책 당국은 필요 시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과 시장안정화 조치를 예고하며 시장의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만큼 투자자들은 위험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