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한켠에 자리한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는 각자의 영역에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129명의 영령이 모여 있다. 현충일을 앞둔 이 시점에 이곳은 경건한 침묵 속에 다양한 이야기를 드러낸다.
최근 국가보훈부의 집계에 따르면 현충원에 잠든 이들 가운데 나라와 사회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이들의 숨결이 여전히 현장과 관계자들에게 생생하게 다가온다는 현장이 많다.“고엽제 남편, 103호 살다 103호 묻혀”라는 문구가 현충원 내 한 묘역의 절묘한 단서를 되새긴다.
아내 김정순씨(75)는 “오늘도 현충원에 오른다. 남편이 월남전에 다쳐 고엽제를 맞고 결국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라고 말한다.
입원 3개월 만에 월남전 친구들의 뒤를 따라갔다는 그의 이야기는 일상 속 작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현충일에는 현충원도 국화의 향과 함께 다양한 추모 행사가 이어진다.
농협은 서울현충원에서 플라스틱 조화를 대신해 국화로 친환경 추모문화를 확산하기로 했다. 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행사에는 권오을 보훈부 장관과 강호동 농협회장 등 참여가 이어졌고, 국화 10만송이가 현충원에 전달됐다. 현대로템도 5일 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참배했다.
자생한방병원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충원을 방문해 헌화·참배와 묘역 정화활동을 벌였다. 재단은 임직원과 자생봉사단이 참여한 가운데 묘역 관리와 지역 사회의 기억 보존 의지를 다졌다.
같은 날 현충원 현장에서는 지방선거 당선인들의 참배 행렬도 이어졌고, 현장의 분위기는 과거와 현재의 연결 고리를 강조했다. 현충일이 다가오면서 국립대전현충원에서도 고(故) 병장과 관련한 이야기가 새삼 재조명되었다.
이 밖에도 6·25 무연고 전사자들의 유공자 인정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70여년의 간극을 메우려는 움직임으로 전개되었다. 현충원에서의 기억과 기록은 앞으로의 국가유공자 인정 절차에 영향을 주게 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충원이 지니는 국가적 의미는 단지 추모의 공간을 넘어, 역사의 기억과 정책의 방향성을 동시에 제시한다. 현충일을 앞두고 현충원에 모인 각계의 발걸음은, 나라를 위한 헌신이 시간의 흐름에도 잊히지 않도록 하는 책임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