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암 환자의 합병증인 암 악액질을 개선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과 천연물을 활용한 새로운 치료 기전을 규명했다. 14일 발표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에 게재되었다.

암 악액질은 전체 암 환자의 최대 80%에서 발생하고, 암 관련 사망의 약 20%와 관련이 있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현재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4000여 종의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분석하여 마이켈리올라이드(MCL)가 암 악액질을 개선하는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진은 대장암과 췌장암 동물 모델에서 MCL을 투여한 결과, 종양 크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근육량이 34%, 근력은 31%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 MCL은 암으로 인해 저하된 T세포 기능을 회복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하여 근육 파괴를 유도하는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MCL의 효과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항생제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한 모델에서는 MCL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MCL이 장내 유익균인 포카이콜라 불가투스를 선택적으로 증가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연구진은 이 균주가 생성하는 대사물질이 근육 합성 촉진과 염증 반응 억제에 관여하는 새로운 고리형 펩타이드를 11종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암세포를 직접 표적 삼는 치료 접근법에서 벗어나, 장내 미생물과 면역체계를 조절하여 암 악액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천연물 기반의 경구 치료제로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암 환자 치료의 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명석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천연물과 장내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통해 암 악액질 개선 가능성을 규명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