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사실상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많이 존중하고 그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하며 워시 의장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지만, 이어서 현재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우리(미국) 금리는 너무 높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금리가 최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이 반드시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성공과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경제적으로 잘나갈 때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워시 의장이 지난 28일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시한 매파적 메시지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것이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지 않으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약 66%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중동발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란과의 무력 충돌 재개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더욱 증폭되었다.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75%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30년물 금리도 장중 5.26%에 이르는 등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시절에도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연준에 압박을 가했다.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열어두고 있어, 백악관과 연준 간의 긴장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인상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워시 의장 간의 정책 충돌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