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연쇄 지진으로 인해 17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공식 집계된 사망자가 5천69명을 넘어섰다. 이 지진은 규모 7.2와 7.5의 강력한 진동으로 수도 카라카스 북부에 위치한 해안 지역인 라과이라주를 초토화시켰다.

부상자는 1만6천740명으로 집계되었으며, 대부분의 부상자는 이미 병원에서 퇴원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사망자 가운데 최소 300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당국은 신원 확인을 위해 시신의 DNA를 채취한 뒤 공동묘지에 안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정부는 실종자의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야권의 별도 집계에 따르면 약 3만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지진 발생 사흘 뒤인 지난달 27일 실종자 수를 5만명으로 추정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에 따른 최종 사망자가 최소 1만명에서 최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생존자들에 대한 구조 작업은 국제 구조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으나, 구조대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색 지역을 지정받아 활동하고 있다. 이재민 약 2만명은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나, 이들 중 상당수는 식수와 위생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상황에서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관계자는 엘니뇨가 지진 이재민에게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IOM의 루카스 게지스 아크라트 재난위험경감 조정관은 매우 강한 엘니뇨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해 유엔 내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많은 주민이 이미 집을 잃은 상황에서 엘니뇨가 베네수엘라를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태풍, 홍수, 가뭄 등이 발생할 수 있다.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엘니뇨 현상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열대 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섭씨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63%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IOM은 향후 12개월 간 베네수엘라 지원과 복구를 위해 9천800만 달러(약 1천460억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 규모를 67억 달러(약 9조9천830억원)로 추산하며, 간접 피해까지 포함한 전체 경제적 손실은 이보다 최대 3배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