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세라젬이 수급사업자로부터 취득한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중국 계열사에 유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세라젬이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3200만 원을 부과한다고 6일 발표했다.
세라젬은 2019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2개 수급사업자와 17건의 금형 제작 위탁 계약을 체결하며, 금형도면 등의 소유권을 정당한 대가 없이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부당한 특약을 설정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자료 중 일부는 자사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중국법인인 천진세라젬의료기계유한공사에 무단으로 제공됐다.
정당한 이유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금형도면 33건을 요구한 세라젬은 이 중 7건을 별도의 협의 없이 중국 법인에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형도면은 제품 제조에 필요한 구조, 형식, 치수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중요한 기술자료로서, 하도급법에서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세라젬은 추가로 모터의 외형도와 사양서를 요구하면서 요구 목적 등을 명시한 기술자료 요구서를 교부하지 않은 행위도 적발됐다.공정위는 세라젬이 부당하게 원사업자 권리를 제한하고,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세라젬은 이에 대해 계약서에 관련 지식재산권이 자사 소유라고 명시하고 설계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소유권 귀속이 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세웠으나,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하도급 계약서를 통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에 대한 권리를 일방적으로 원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약정이 부당한 특약으로서 하도급법에 위반됨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부당특약 설정 행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세라젬의 경우는 공정경쟁 기반을 위협하는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앞으로의 유사한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