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대장(66)은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 피해를 직접 목격하고, 이를 통해 빙하 붕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불과 두 달 전에 다녀온 지역에서 이렇게 큰일이 발생할 줄 몰랐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번 사고 지역인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은 히말라야 깊숙한 곳으로, 라수와가디-지룽 국경 검문소는 과거 한국인 트레커들이 많이 이용하던 코다리-장무 국경에서 서쪽으로 약 70㎞ 떨어져 있다. 이 지역은 랑탕국립공원과 가까워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다.

그러나 2015년 지진으로 코다리-장무 길이 끊긴 이후, 중국의 지원으로 라수와가디-지룽 통로가 주요 육상 교통로로 자리 잡았다.엄 대장은 지난 6월 카트만두에서 지프를 타고 라수와가디-지룽 국경을 넘어 티베트를 다녀왔으며, 이 도로가 이전의 길보다 좁고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국경 검문소로 가는 길은 블랙홀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미 빙하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고, 엄 대장은 네팔 동료가 빙하에 고인 물이 터지면 큰일이 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홍수는 라수와 지역의 랑탕리룽 북쪽 사면에서 대규모 빙하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로 인해 렌데콜라와 트리슐리강 인근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여름철 아열대성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빈번히 발생하는 곳에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재난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엄 대장은 소소한 산사태는 비일비재하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엄청난 사고가 난 건 처음이라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그는 이번 재난의 배경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빙하 감소와 빙하호 형성을 지목하며,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가 토사에 막혀 있다가 지진이나 산사태로 둑이 터지면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엄 대장은 1980년대부터 히말라야를 오르며 빙하 변화의 과정을 직접 목격하였고, 이러한 변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히말라야 일대에서 추가적인 재난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빙하호에 대한 상시적인 관리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