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를 비롯한 노동계의 강한 반발 속에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가 급제동을 걷었다. 노조들은 성과급의 지역화폐 지급 가능성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며 국회와 여당에 강하게 압박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업계에서는 법안의 취지가 임금의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8일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나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발의를 냈다.

주요 대상은 기업의 성과급 등으로, 시도 자체가 노동자 임금 체계의 재편으로 읽힐 수 있어 논쟁이 불붙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발이 확산하자 박 의원은 법안의 추진 방향을 선회했다는 취지로 최근 언론에 밝히며 논의의 판을 바꿨다.

“발의의 취지를 임금 전반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들 세비에 먼저 적용하길 바란다”는 그의 발언이 재차 주목됐다. 이 같은 발언은 국회의원 세비를 대상으로 한 차별적 적용 문제를 두고 여야 간의 공방을 촉발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역화폐로 임금 지급이 현실화되려면 우선 국회의원 세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법안 추진은 결국 철회로 흐르는 모양새다.

노동계의 반발과 재계의 우려가 맞물리면서 당 차원의 입장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의원 측은 “시행 가능성과 실효성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지역화폐를 임금 지급의 대안으로 보는 시각과 이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가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에 대한 인식 차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삼성노조와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논의가 표류하는 양상이 재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