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 작가가 12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에서 개인전 ‘소소, 반색’을 열고 4년 만에 신작을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도의 자연과 전쟁터의 해바라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28점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강 작가는 전시에 대해 자신의 화풍이 변화했다고 언급하며, 더 이상 눈앞의 풍경을 그대로 붙잡으려 하지 않고 유연한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감을 묽게 풀어 사용하는 방식으로, 우연히 발생하는 현상을 받아들여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즉흥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강요배는 그림에 대한 설명을 강조하기보다는 감각적인 접근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관람자가 그림을 감상할 때 먼저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음식의 첫 맛을 느끼는 것에 비유되었다. 작가는 “그림 앞에서 무엇을 알아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간단히 감각을 느껴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미학을 인용하며,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은 직관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전시에서 강요배가 선보인 작품들은 제주 작업실 주변의 나무와 열매, 바다 등 다양한 자연 요소를 담고 있으며, 작가의 시선이 작고 미미한 존재들에 가까이 다가갔다.
이는 그가 과거의 민중미술 중심에서 제주 4.3의 비극을 그리던 시기 이후 30여 년간의 경험이 녹아든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강요배 작가는 관람객에게 제목과 작품을 연결시켜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는 작품 제목이 정답을 알려주는 설명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각 작품이 관람자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전시는 강요배 작가의 지난 작업을 돌아보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작품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