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은 12일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두 사람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른바 ‘VIP 격노설’을 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후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수사 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구속을 면하게 됐다.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크게 화를 내며 질책한 사건을 지칭한다. 해당 사건은 이후 수사 외압 의혹으로 번지게 되었고, 황 전 사령관은 방첩사 지휘 중 이 사건과 관련하여 여러 고위 공직자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령관은 사건 발생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과 잇따라 통화한 정황이 밝혀졌다. 문 전 부대장 역시 당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과 통화하며 VIP 격노 사실을 폭로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전 부대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해당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언급한 통화 녹취도 확보된 상황이다. 이는 방첩사가 VIP 격노를 은폐하는 데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으며, 특검팀의 수사 기한은 오는 23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영장 기각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수사에서는 방첩사가 VIP 격노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검팀은 이와 관련한 범죄 혐의를 분석해 기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