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0년 만에 조종사 파업 위기에 처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KAPU)은 2024년 단체협약 및 2025년 임금협약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고 8일 발표했다.

노조가 조정을 신청한 것은 2015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이번 교섭의 주요 쟁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조종사 서열 문제로, 노조는 단체협약 제24조가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서열 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기장 임명일은 기본급 체계와 선임기장 및 수석기장 수당의 기산점이 되며, 격차는 정년까지 누적된다며, 서열이 당사자들에 의해 납득되지 않은 채 확정되면 그 불신이 조종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외부 컨설팅을 통해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승진 서열안을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노조가 아시아나항공 출신 조종사보다 우선 승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시아나 조종사들의 기존 경력과 자격을 인정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쟁의조정 절차를 악용하고 있다며, 누구를 승진시킬 것인지는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으로, 이번 노동쟁의 조정 신청 사항은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임금 인상, 비행 후 휴식, 비행 수당 산정 기준이 포함돼 있으며, 노조는 3.3% 임금 인상과 10시간 이상 비행 후 현지 30시간 휴식을 전 노선에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출두 시각부터 비행 수당을 산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회장 자택 인근 등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조정 기간은 신청일부터 15일이며, 노사 합의로 15일을 연장할 수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이번 기간 내에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합법적인 쟁의권을 갖게 된다. 다만 필수공익사업 특성상 쟁의행위가 발생하더라도 노사가 정한 필수 유지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