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상은이 1988년 18세에 데뷔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절을 회상하고, 스타가 아닌 음악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지난 9일 BBC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대담에서 이상은은 한국에서 여성 뮤지션으로 살아온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상은은 MBC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수상한 후 즉각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큰 키와 짧은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당시 여성 가수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보이시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의 인기는 엄청났고, 하루에 지방 스케줄을 세 개씩 소화하며 팬들이 보낸 편지가 쌀포대에 담겨 오는 등 극심한 화제 속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큰 허전함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이상은은 사람들이 나를 하나의 상품으로 바라보는 것이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각종 규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으나,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그를 음악가가 아닌 스타로 소비하는 데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괴리감은 그가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그는 연예계에서의 인기가 오히려 자신의 음악적 여정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어, 현재의 아이돌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들 또한 누군가의 자녀이고 방금 전까지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이니, 그 산업은 그들을 상품으로 계속해서 가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상은의 전환점은 라디오 DJ로의 경험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되고, 자신이 추구해야 할 음악의 방향성을 발견했다. 그는 자기 인생을 노래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작곡을 결심했다.
그때부터 스타라는 개념은 그의 삶에서 퇴색하고,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이상은은 1990년, 최고점의 대중 가수라는 자리를 박차고 일본으로 떠났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했다.
그 후에도 그는 자작곡 중심의 활동을 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정체성을 찾았다. 2000년대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