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임신중지 의약품인 미프진의 도입을 공식화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앞으로 임신 9주 이하의 여성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식 도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심사를 거쳐 이루어지며,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하고 조제할 예정이다. 이는 필요로 하는 여성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안전한 의료체계 안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방안이다.
한 총리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우려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번 조치가 인공임신중지에 대한 권장이 아닌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정부가 미프진 도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후속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현실이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여성들은 여전히 위험한 방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한 총리는 약물 도입으로 인해 생긴 제도적 공백을 해소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미프진은 현대약품이 도입할 예정이며, 주성분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이다. 이는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차단하고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이 약물은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현재 약 100개국에서 허용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또한, 정부는 도입 초기 2년 후에 부작용과 안전성을 평가하여 처방 및 조제 방식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확인하고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임신중지약 도입을 위한 제약사의 허가 심사는 2021년 7월에 신청되었으나, 식약처는 5년 넘게 심사를 계속 미루어왔다.
도입 논의가 가속화된 계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7월 임신중지약 허용 가능성 검토 지시로, 법제처는 최근 모자보건법에 임신중지 방법으로 약물이 없다 하더라도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