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조사 대상 자료를 삭제한 사실이 적발됐다. 사건은 공정위 사무처가 10일 발표한 심사보고서를 통해 밝혀졌으며,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소속 직원 3명이 조사방해 혐의로 고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번 사건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부과받은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 달라는 요청을 한 가운데 발생했다. 공정위는 해당 노선의 좌석 공급 기준을 2019년의 90%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 의무를 70% 이상으로 낮춰줄 것을 요청하며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 3명은 2월 2일부터 4일 사이에 업무용 전산파일과 전자메일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조사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2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억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사안이다.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시정명령 변경 요청에 대해서도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요청이 외부적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사정변경을 이유로 제출되었으나, 공정위는 해당 사정이 새롭게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혀 최근 상황을 반영한 변화가 없음을 지적했다. 또한 대한항공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항공여객 수요 전반의 위축을 주장하며 전체 노선에 대한 공급좌석 유지 의무의 면제 또는 완화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기각되었다.
심사관은 전체 노선의 여객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현재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조사방해 및 시정명령 변경 요청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기 위한 전원회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심사보고서를 수령한 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